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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Mourning Widows 프로모션 단독 인터뷰 1.
누노, 솔로 활동에서 방향 전환!
3인조 밴드 “Mourning Widows’ 결성하다
솔로 [Schizophonic]의 부진한 결과를 딛고 다시금 밴드를 결성한 누노. 그것도 밴드 궁극의 포맷이라는 3인조 결성. ‘모닝 위도우즈’로 새롭게 도전한 누노! 프로모션차 일본을 찾은 누노에게 각오를 묻다. 어떤 의미에서 3인조 구성은 밴드의 궁극이기도 하고, 도전이기도 하다



Young Guitar(이하 YG): 신작 [Mourning Widows]의 발매가 드러머 문제로 상당히 지연된 것 같은데요, 당초 예정은 마이크 맨지니였죠? 그가
밴드와 어울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Nuno Bettencourt(이하 NB): 그에게는 좀 실망했어. 거슬러 올라가자면 97년 겨울이었는데 밴드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해 놓은 상태였어. 이건 내 솔로 프로젝트가 아니라 영구적인 밴드라고 말야. 데모 테잎을 들려 주었을 때도 꼭 연주하고 싶다고 하길래 리허설까지 하게 되었어. 그런데 막상 연주를 시작해 보니 내가 알고 있는 마이크가 아닌 거야. 인간적인 면에서나 연주 면에서도. 뭐랄까. 곡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느낌? 마음이 담겨 있지를 않았어. L.A.에 살면서 스티브 바이와 연주하고 있는 동안 완전 변해버린 걸지도 모르지. 유감이지만, 내가 원하던 마이크는 아니었어. 어쨌든 이 밴드에는 맞지 않았어.
YG: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NB: 테크닉보단 Feeling의 문제였어. 설령 기술이 있다 해도 나는 납득되지 않았어. 곡의 감정을 표현하는 드러밍이 실은 가장 감각적인 테크닉을 요하거든. 어쨌든 그런 문제였어. 그 후 11명 정도의 드러머가 오디션을 봤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아쉽지만 모두 별로였어. 내 조건이 좀 까다로웠던 이유도 있지만.. 능숙하면서도 부드럽게 연주할 수 있는 드러머 말이야. 예를 들면,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퓨전을 연주하는 드러머는 터치가 가볍기 마련이야. 반대로 하드하게 연주하는 드러머는 가끔 Feeling이 부족하잖아? 나는 그 양면을 모두 갖추고 게다가 노래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어. 알다시피 나는 예전에 마이크와 함께 했었기 때문에 그가 조건에 딱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에게 있어 이번 앨범 수록 곡 같은 건 식은 죽 먹기야. 하지만 지금의 마이크는 아니야. 완벽하게 연주하지만 드럼 세트를 닥달하는 듯한 애티듀드가 트리오 편성으로서는 부족했던 거지. 어쨌든, 만약 이 작품이 완성되지 못했다면 아직 당신들 손에 CD가 들려 있지 못했을 거야(쓴 웃음). 완벽한 드러머를 찾아낼 때까지 레코딩은 연기되었거든. 하지만 어쨌든 11명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고 음반을 완성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YG: 그 새로운 드러머 빌리 베가스는 뭐하던 사람인가요?
NB: 그냥 우리 고향에서 활동하던 뮤지션이야. 지금까지 특별한 업적은 없어. 이번 앨범도 그가 모든 곡을 연주한 건 아니야.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밴드’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멤버로서의 드러머가 필요했어. 밴드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램이니까.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는 아까 이야기했던 조건을 가장 충족하는 연주자가 빌리였다는 것이지. 앞으로도 원만하게 그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야. 같은 지역 출신이라 말도 잘 통하고.. 본론만 말해서, 내가 원하는 완벽한 드러머를 찾기 위해서는 뉴욕이나 L.A.에 가야만 할지도 몰라. 실력있는 뮤지션은 기회를 얻기 위해 그 곳에 진출해 있을 테니까.
YG: 트리오 편성은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인가요?
NB: 응. 3인 편성은 익스트림하고 똑같지. 기타리스트가 노래도 같이 할 뿐. 

YG: 익스트림이나 레드 제플린 처럼 싱어+3인의 편성과 크림, BB&A(벡 보거트 앤 어피스)와 같은 순수 3인 편성은 좀 다르죠? 록 밴드의 최소 단위인 3인조에 ‘도전’한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아닌가요?
NB: 사실 이 앨범에 들어있는 곡의 리프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야. 그런 의미에서는 도전이기도 하고 트리오는 궁극이지. 모든 것을 한 번에 아우르는 것이니까. 여유가 없어. 적어도 나는 연주만큼은 전성기 때 질릴 만큼 했는데(웃음).
YG: 베이시스트인 도노반(베텐코트)은 지난 번 투어부터 계속 함께 해오고 있는데, 정식 멤버라고 생각해도 되나요?
NB: 응. 도노반은 뭐든지 가능해. 손가락으로든 피크로든 연주 가능하지. 그리고 아직 아무도 들은 적 없고 이번 앨범에서도 들을 수는 없지만 슬랩핑의 고수이기도 해. 게다가 그에게 곡을 들려주면 곧바로 방 한구석에서 연주해 본 뒤에 라인을 완성해 버려. 즉, 도노반이 훌륭한 이유는 기술적인 면뿐만이 아니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달까.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심 같은 건 필요 없어. 더욱 중요한건 훌륭한 감정으로 연주한다는 점이야. 특히 훵크에서는 그 점이 더욱 돋보이는데 드러머와의 호흡을 아주 능숙하게 맞추지. 이렇게까지 칭찬하면 조카라고 편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웃음). 피가 섞이지 않았어도 그를 선택했을 거야. 비전과 연주 센스를 겸비한 베이시스트이니까.
YG: 곡 작업이나 리허설 할 때 그도 한 역할 했다는 말인가요?
NB: 드러머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밴드 전체가 함께 작업하는 형태는 아니었지만 도노반은 작곡이나 편곡에 관해서 곧 잘 코멘트 해주곤 했어. 어쩌면 익스트림의 11년 활동 기간 동안 다른 멤버들의 참여도를 모두 합친 것 보다 이번에 도노반이 낸 의견이 더 많을지도 몰라(웃음). 익스트림 시대에는 스튜디오에서 누군가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런 의견을 내주는 사람이 필요해. 알잖아? 도노반은 그런 의미에서도 중요한 존재야. 누군가에게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용기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십중팔구 그의 의견은 옳았으니까. 나보다 훨씬 어리고 경험이 적은데도 말야. 그래서 다음 앨범에서는 처음부터 신뢰 할 수 있는 드러머를 뽑아서 진정한 3인조 밴드로서 작업하고 싶어. 누군가가 좋은 그루브를 생각해내면 곡은 10분 정도면 써버릴 수 있어. 이번 앨범의 ‘I Wanna Be Your Friend’가 그런 좋은 예지. 앨범이 완성되기 3일 전에 스튜디오에서 쓴 곡인데 멤버의 협조만 있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좋은 곡이 탄생할 수 있어.
이번 앨범은 기타를 포함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어


YG: 그나저나 ‘Mourning Widows’란 밴드명의 유래는 무엇인가요?
NB: 시적인 단어인데 일본에서는 이름을 딱 들었을 때 뭐라고 해석했어?
YG: ‘슬픔에 잠긴 미망인’?
NB: 직역하면 그렇지만. ‘모닝 위도우즈’의 두 단어는 발음적으로 볼 때 각각 두 가지씩 의미를 가질 수 있어. ‘모닝’은 morning(아침)과mourning(탄식), ‘위도우즈’는 widow(미망인)와 black widow(독거미). 따라서 의미가 별로 중요한 건 아니야. 단지 그 단어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포르투갈에서 본 어느 사진이었어. 어느 마을의 오래되고 아름다운 흰 건물에 검은 복장의 여자 4명이 앉아있는 사진이었는데 함께 있던 남자가 그걸 보고 ‘이 mourning widows를 봐’라고 한 거지. 그가 말했던 이 단어가 나한테는 굉장히 시적인 느낌으로 다가와서 그걸 밴드명으로 쓴거야. 하지만 밴드명의 이미지를 말해주는 건 음악이야. 결국 밴드명 자체의 의미 같은 것은 관계 없다고 생각해. 스매싱 펌킨즈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아무도 호박을 마루에 내던지는 모습을 상상하지 않아. 빌리 코건과 그들의 음악을 머리에 그릴 뿐이지. 러쉬도 마찬가지야. 러쉬가 도대체 뭐야?(웃음). 의미는 선명하게 와 닿지 않지만 그들의 사운드와는 관련 지을 수 있잖아? 그러니까 모닝 위도우즈도 나중에 그렇게 이미지가 포착될 거라고 생각해.
YG: 앨범 커버인 흑백 사진은 포르투갈에서 봤다던 그 사진을 이미지화 한 것이군요?
NB: [Schizophonic]의 커버도 그랬지? 예전부터 흑백 사진을 좋아했어. 흑백영화도 좋아하고.. 인터넷에서 ‘모닝 위도우즈’를 검색했더니 이 단어가 나온 건 옛날 전쟁영화 뿐이었어. 전쟁에서 남자들이 죽으면 남겨지는 건 미망인이니까. 그것도 흑백이었어. 흑백영화나 흑백사진은 시간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 덧붙여 흑백사진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캐주얼하고 자연스러운 샷이 좋아. 키스 리처드가 무대 뒤에서 담배를 물고 술을 마시면서 기타를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은 그의 순간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잘 포착하고 있잖아? 그건 계획된 순간이 아니고 그의 순간 그 자체인 것이지. 만약 내가 카메라맨이었다면 포즈를 지시하기 보다는 그 사람을 쭉 관찰할거야. 그런데 이거 사진 작가의 인터뷰 같이 돼버렸잖아(웃음). 계속하자구.
YG: 이번 앨범은 그야말로 ‘기타를 제대로 연주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3인조 편성이기에 자연스러운 일일까요? 아니면 의도적으로 노력해서 나타난 것일까요?
NB: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잠시 휴식을 취할 당시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야구에 도전했었던 일을 기억해? 그 후에 조던은 다시 NBA로 돌아가서 월드 챔피언이 되었는데 야구를 실제로 해보고는 이건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거야. 나도 어쩌면 조던의 경우와 비슷한 걸지도 몰라. [Schizophonic] 때는 잠시 쉬면서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 인간인지를 다시 확인 할 필요가 있었어. 그런데 어쨌든 곡을 계속 써나갔지.. 엄청나게 말야. 그런 과정에서 내가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찾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 작품은 필요했었어. 그런 시기를 지나고 난 후 이번 앨범에서는 작곡 면에서뿐 만 아니라, 기타 연주도 포함한 나의 주특기를 연주하고 싶은 건 모두 담았어. 그래서 기타 연주도 잘 나온거지.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수록 곡 중 인상적인 것은 오프닝 곡인 ‘All Automatic’이었어. 이 곡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해 주었던 첫 곡이야. 공격적인 펑키함, 거침없는 과격함, 게다가 나만의 리프나 솔로를 포함한 기타 플레이.. 밴드에 이런 방향성을 지니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게 이 곡에서 실제로 표현된 거야. 모든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어.
YG: 이 곡에는 ‘Cupid’s Dead’(92년 익스트림 3집 앨범 수록곡)의 리프를 응용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NB: 리프는 내꺼니까 훔치게 되어 있어(웃음). 그 리프가 참 마음에 들어. 또 ‘Paint The Town Red’의 리프도 그렇고. 연주하기가 어려워. 들을 때는 간단하지만 기타리스트로서는 까다로운 손의 움직임이 필요하지. 연주 할 때 긴장해야 해.
YG: 솔로로 말하자면 ‘Love Is A Cigarette’에서 연주한 경이적인 스피드의 픽킹 프레이즈가 테크닉적으로는 하나의 하일라이트네요.
NB: 기니까. 하지만 나는 모든 곡에 좋은 솔로가 들어 있다고 생각해. 솔로 플레이 전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 달리 모든 것이 즉흥 연주라고 할 수 있어. 생각해 두었던 부분도 없고, 세세한 펀치 인도 없어. 상당히 순수한 즉흥 연주야. 물론 몇 몇 테이크는 녹음해 두었던 연주를 선택하기도 했지만 익스트림 때와는 달라. 모두 그 당시의 순간적인 아이디어야.
YG: 간단한 흐름이나 구상도 없었나요?
NB: 아니. 들어보면 알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완벽하게 연주하진 못했어(웃음). 실수한 부분도 그대로 남겨두었으니까.
YG: 사운드 면에서도 거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예를들어 ‘True Love In The Galaxy’의 솔로에서 나오는 소리는 지미 헨드릭스가 잔뜩 취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구요.
NB: 단순한 딜레이 효과인데 앰프 앞에 마이크를 두고 노이즈를 낸거야. 근데 잔뜩 취한 지미 헨드릭스라면 결국 보통이라는 거 아니야? 지미는 항상 취해 있었으니까 (웃음).
YG: 그 외에 사용한 효과는요?
NB: 와미 페달하고 와우와우, 그리고 MXR의 phase90 정도.
YG: 기타는 워시번의 프린세스? N4?
NB: 둘 다. 둘 다 많이 사용했어. 나중에 리프에서 조금 스트라토로 연주했고.
YG: 앰프는 휴즈&캐트너로?
NB: 물론. 그리고 마샬 캐비닛도. 나중에는 펜더의 vibroverb를 사용했고 Twin의 스피커도 조합해서 썼어.
YG: 자, 이제 다음에는 투어에서 만나겠군요.
NB: 그렇네. 라이브는 이 앨범을 중심으로 하고 예전 앨범의 곡과 익스트림의 곡도 몇 개쯤 연주할까 생각 중이야. 그러고 보니까 얼마전 어느 결혼식에서 잠시 익스트림이 재결성 된 적이 있어. 재미있는 연주였어. 왜 모두 밴드를 그만두었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지(웃음).



번역: 세우잡이(formo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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